정시를 지망하는 학생에게는, 수능이 모두 끝난 이후에 하나의 영역이 더 남아있다고 한다.
바로 원서영역이다.
“원서영역”은 수능을 응시한 후에, 모두에게 주어지는 3장의 티켓을 어떤 대학에 넣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과정을 이르는 말이다.
이것이 하나의 “영역”이라고 불릴 만큼 중요한 이유는, 같은 수능 점수를 받더라고, 어떻게 지원을 하냐에 따라 결과적으로 합격하는 대학이 달라지고, 입시의 결과가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만약 과거와 같이 그냥 줄을 세워, 위에서부터 원하는 대학에 붙는 시스템이었다면, 원서영역은 필요하지 않았겠지만, 현재는 대학마다 줄 세우는 방법이 다르고, 쓸 수 있는 대학의 종류에도 제한이 있기 때문에 원서영역이라는 말이 그 힘을 갖게 되었다.
이번 글에서는, 처음 정시지원이라는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을 만난 사람들을 위해 기본적인 내용들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 정시 원서 구성
정시 원서는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대학들 중 원하는 대학 3곳을 지원할 수 있게 되어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정시로 지원할 수 있는 모든 대학은 총 3개의 그룹으로 나뉘어져 있고, 이를 각각 ‘가군’, ‘나군’, ‘다군’이라고 한다. 학생들은 각각 한 군에 하나의 대학을 선택해서 원서를 접수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원하는 3개의 대학을 다 접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는 모두 “가 군”에 소속되어있는 대학이다. 따라서 학생이 아무리 우수한 성적을 받았을지라도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에 동시에 지원할 수는 없다.
각각의 군에 속하는 대학은 항상 같지 않고, 수정될 수 있으니, 모든 학생들은 꼭 지원할 대학이 어떤 군에 속해 있는 지 확인하고 지원할 대학을 결정해야한다. -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통지표의 구성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100점 혹은 50점 만점의 점수일 것이다. 이러한 점수를 ‘원점수’ 라고 하는데, 막상 통지표를 받아보면 원점수는 찾아볼 수 없다. 물론 6월과 9월 모의고사 성적통지표를 통해 받아봐 대부분 익숙 하겠지만 그래도 성적통지표가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설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필자의 23학년도 수능 성적표를 첨부하였다.
성적을 나타내 주는 지표는 크게 세가지가 있다.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이 그것이다.
- 표준점수
표준점수는 선택과목이 다른 학생들의 점수를 하나의 범주로 통일시키는 점수이다. 이는 난이도를 반영해, 원점수만을 비교할 경우의 불공정을 해소시킬 수 있다. 만약 한 사람은 매우 어려운 시험에서 80점을 맞았고 다른 사람은 매우 쉬운 시험에서 80점을 맞았다고 생각해보자. 이때 두 사람의 점수를 모두 “80점”이라고 한다면, 이는 공정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는 것임을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난이도에 따라 어려운 시험에는 가중치를 부여해, 학생의 점수를 나타낸 것이 표준점수이다. 현재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선택과목에 따라 각 선택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이 응시한 시험의 난이도가 상이하므로, 이를 반영해 표준점수를 나타내어 불공평함을 해소할 수 있다.
같은 ‘원점수’를 받았을 때, 국어에서는 ‘언어와 매체’ 과목을 선택한 학생이, 수학에서는 ‘미적분’ 이나 ‘기하’ 과목을 선택한 학생이 더 높은 표준점수를 받는 경향이 발생하는데, 이는 ‘언어와 매체’ 선택학생이나 ‘미적분’ 혹은 ‘기하’ 과목을 선택한 학생이 유리하기 때문이 아닌, 그들이 보다 어려운 과목을 선택하여 보다 쉬운 과목을 받은 학생과 같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인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탐구 영역에서도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과학, 사회 탐구 영역에서 난이도가 높은 과목의 만점자의 표준점수가 난이도가 낮은 과목의 만점자의 표준점수보다 높고, 과학탐구영역의 만점 표준 점수가 사회 탐구 영역의 만점 표준 점수보다 높은 것 역시 이러한 논리가 반영된 것이다. - 백분위
백분위는, 학생의 성적의 위치를 하위 백분위로 환산하여 나타낸 것이다.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는 표준점수기준으로, 그 학생의 위치를 나타내며, 탐구 영역에서는, 그 과목을 선택한 집단안에서, 그 학생의 위치를 나타낸다.
즉, 국어와 수학의 백분위는, 선택과목과 무관하게 그 영역을 응시한 사람을 기준으로 나타내고, 탐구영역은 그 과목을 응시한 사람들로만 백분위를 산출한다. 그러니 탐구 영역에서는 표준점수가 높더라도 백분위는 낮을 수 있으며 그 반대의 경우 역시 발생할 수 있다. - 등급
등급은,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부분이리라 생각된다. 등급은 위의 과정으로 산출된 백분위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상위 몇%에 해당하는 지에 따라 나타낸 것이다. 그 기준은 다음의 그림과 같다.
상위 4% 까지는 1등급
4 ~ 11% 까지는 2등급
11 ~ 23%까지는 3등급… 과 같은 방식으로 산출한다.
이러한 ‘등급’ 그 자체는 정시 지원을 하려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큰 의미는 없으나, 수시 지원자 중 최저학력기준이 ‘등급’을 기준으로 산출되므로, 그들에게 오히려 큰 의미를 갖는다.
지금까지는, 정시원서영역과, 어떤 식으로 성적을 산출하는 지, 성적표에 적혀 있는 낯선 숫자들이 어떤 의미인지 등에 대해 설명하였다. 다음 글에서 성적의 가중치 반영에 관한 내용과 이를 통해 나에게 유리한 대학을 고르는 방법 등을 설명하도록 하겠다.